삼성전자, 우리는 정말 ‘갤럭시 회사’를 알고 있을까

많은 사람에게 삼성전자는 ‘갤럭시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손안의 스마트폰, 거실의 TV, 주방의 냉장고까지 삼성의 얼굴은 대부분 우리가 매장에서 직접 만질 수 있는 물건들입니다. 그런데 2024년 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 위로 밀어 올린 힘은, 정작 소비자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에서 나왔습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서로 다른 층위에서 굴러가는 ‘두 개의 삼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한 줄 요약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유명하지만, 2024년 브랜드 가치를 사상 처음 1천억 달러 위로 끌어올린 힘은 온디바이스 AI와 반도체(DS부문) 경쟁력이었어요. 소비자와 만나는 완제품(DX)과 곳간을 채우는 반도체(DS), 두 개의 삼성이 함께 굴러가는 구조예요.

옴니아의 참패에서 ‘갤럭시 신화’까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놨을 때, 삼성전자는 노키아·모토로라의 뒤를 잇는 세계 휴대폰 상위권 업체였습니다. 하지만 자체 스마트폰이었던 옴니아 시리즈는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으며 고전했습니다. 반전은 2010년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를 택한 갤럭시 S가 등장했고, 4인치 아몰레드 화면을 앞세워 2천만 대 이상 팔려나갔습니다. 이어진 갤럭시 S2가 4천만 대를 기록하면서 ‘갤럭시 신화’라는 말이 붙었고, 삼성은 추격자 이미지에서 벗어나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섰습니다.

세계 5위 브랜드, 그 가치를 올린 건 갤럭시가 아니었다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2022년 877억, 2023년 914억, 2024년 1,008억 달러로 상승한 막대그래프
인터브랜드 기준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2024년 한국 기업 최초로 1천억 달러를 넘어 세계 5위에 올랐습니다.

브랜드 컨설팅사 인터브랜드가 발표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서 삼성전자는 2024년 브랜드 가치 1,008억 달러로 세계 5위에 올랐습니다. 5년 연속 5위이자, 한국 기업 최초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선 기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과 함께한 톱5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 기업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건 인터브랜드가 밝힌 상승 이유입니다. 갤럭시의 인기가 아니라, ‘온디바이스 AI’와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AI 시장 주도력을 핵심 근거로 들었습니다. 브랜드의 얼굴은 갤럭시가 만들었지만, 그 값어치를 끌어올린 논리는 반도체 쪽에 있었던 셈입니다.

눈에 보이는 삼성(DX)과 보이지 않는 삼성(DS)

앰버빛 회로와 실리콘 웨이퍼를 형상화한 반도체 개념 이미지
브랜드로 사랑받는 건 완제품이지만, 곳간을 채우는 큰 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반도체(DS부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사업을 크게 둘로 나눠 운영합니다. 갤럭시·TV·가전처럼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완제품은 DX부문(디바이스경험), 메모리·파운드리 같은 반도체는 DS부문(디바이스솔루션)입니다.

브랜드로 사랑받는 쪽은 DX지만, 회사의 곳간을 채우는 큰 축은 DS입니다. 2024년 DS부문은 연간 15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여러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로고로 보이지 않는 HBM·DDR5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실제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입니다. 삼성이 직접 만든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엑시노스가 갤럭시에 실리는 지점처럼, 두 개의 삼성은 한 회사 안에서 서로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자리, 다시 삼성으로

2024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애플 18.7%, 삼성 18.0%를 비교한 가로 막대그래프
2024년 연간 출하량 기준으로는 애플이 근소하게 앞섰지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라는 이야기는 한동안 옛말처럼 여겨졌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조사기관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는 애플(점유율 약 18.7%)이었고, 삼성은 약 18%로 근소한 2위였습니다. 하지만 2026년 2분기 들어 판이 다시 뒤집혔습니다. 같은 조사기관 발표로는 삼성이 점유율 24%로 세계 1위를 탈환했고 애플은 20%로 밀려났습니다. 인도·중동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공급과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 확대가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줄곧 압도적 1위를 지켜온 만큼, 이제는 국내외 모두에서 삼성이 앞서 있는 셈입니다. ‘물량과 다양성의 삼성’ 대 ‘상징성의 애플’이라는 오래된 대비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승부의 추가 분기마다 흔들릴 만큼 팽팽하다는 점이 이 경쟁의 진짜 특징입니다.

삼성이 브랜드를 파는 방식 — 올림픽, 언팩, 폴더블

삼성의 브랜딩에는 몇 가지 뚜렷한 무기가 있습니다. 첫째는 스포츠입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최상위 후원사(월드와이드 파트너)로 참여해 2028년까지 계약을 이어가며, 무선통신 분야를 오래 대표해 왔습니다. 둘째는 ‘갤럭시 언팩’입니다. 해마다 두 차례 뉴욕·런던 같은 도시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이 행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 이벤트가 됐습니다. 셋째는 폴더블입니다. 갤럭시 Z 폴드와 갤럭시 Z 플립으로 애플에 없는 폼팩터를 먼저 선점하며, ‘가장 얇고 가벼운 폴더블’을 기술 리더십의 상징으로 내세웁니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는 가장 잘 팔리는 얼굴과 가장 많이 버는 몸통이 서로 다른, 흔치 않은 브랜드라고 느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는 뭘로 돈을 버나요? 갤럭시인가요, 반도체인가요?

브랜드로 사랑받는 건 갤럭시 같은 완제품(DX부문)이지만, 실제 수익성을 크게 좌우하는 건 소비자 눈에 안 보이는 반도체(DS부문)예요. 2024년 DS부문은 연간 15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여러 매체가 보도했어요.

Q.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 세계 판매 1위는 누구인가요?

2024년 연간 출하량 기준으로는 애플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2026년 2분기에는 삼성이 점유율 24%(애플 20%)로 다시 1위를 탈환했어요. 순위가 분기마다 자주 뒤바뀔 만큼 두 회사가 팽팽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이 줄곧 압도적 1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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